성삼일의 시작, 성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의 의미와 전례

2025년 성삼일의 첫날인 성목요일, 전국 천주교 교구에서 거행되는 성유 축성 미사의 의미와 내용을 전합니다. 성유의 종류와 사용처, 사제 서약 갱신, 금경축 등 중요한 전례를 소개합니다.

 

성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교회력 주간입니다. 이 중 첫날인 성목요일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거행하신 날로 전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이 날 오전에는 교구 주교가 주례하는 성유 축성 미사가 전국 성당에서 진행됩니다.

성유 축성 미사란?

성유 축성 미사는 한 해 동안 교회에서 사용할 성유를 축성하는 특별한 미사로서 주교님이 주례하며 교구의 모든 사제가 공동 집전합니다. 성유는 성사 거행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서 교회가 거룩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은총의 도구입니다.

이날 축성되는 성유는 총 세 가지입니다:

• 병자성유(Oleum Infirmorum): 병자성사에서 사용되며 병자들에게 하느님의 치유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예비신자성유(Oleum Catechumenorum): 세례 전에 예비신자에게 사용되며 유혹으로부터 보호하고 신앙 안에서 굳세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 축성성유(Sanctum Chrisma): 사제 서품, 주교 서품, 견진성사, 제대 축성 등에 사용되며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의미합니다. 

이 성유들은 미사가 끝난 후 각 본당으로 전달되어 1년간 사용됩니다. 따라서 이 미사는 단지 상징적인 행위가 아닌 실제적인 교회 활동을 위한 준비의 시간인 셈입니다.

사제 서약 갱신과 금경축 기념

성유 축성 미사 중에는 사제들이 자신의 서품 당시의 서약을 갱신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제로서의 소명과 삶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하느님과 신자들에게 한 약속을 재확인하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또한 이날은 사제 서품 50주년(금경축)을 맞은 사제들을 교구 전체가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오랜 세월 교회를 위해 헌신해 온 사제들로서 공동체는 그들의 봉사에 감사를 전하고 기도 속에 기억합니다.

성삼일의 의미와 전례의 깊이

성삼일은 성목요일 저녁 미사를 시작으로 성금요일 수난 예식과 성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로 이어지는 3일간의 특별한 전례 기간입니다. 이 기간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이라는 중심 신비를 기념하며 신자들에게 깊은 영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그중 성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는 그 해 전례 생활을 위한 물질적·영적 준비를 상징합니다. 각 본당의 성사 활동이 이 성유를 통해 이루어지며 교회 공동체의 일치와 공동 사명을 드러냅니다. 주교와 사제들의 공동 집전은 그 자체로 교회 일치의 상징이며 성유는 그 일치를 실제로 유지해 나가는 도구입니다.

왜 성유 축성 미사는 특별한가?

성유 축성 미사는 교구의 중심인 대성당에서 주교와 사제들이 함께하는 유일한 공식 미사 중 하나입니다. 이는 지역 교회 전체가 함께 기도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미사는 신자들에게 성사의 기원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상기시켜 주며 교회가 살아있는 공동체임을 보여줍니다.

신자 입장에서는 이 미사를 통해 평소 당연히 여겼던 성사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교회의 거룩함과 사제직의 소명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

성목요일의 성유 축성 미사는 단순한 전례 행위가 아니라 교회의 중심인 성사를 위한 근간을 다지는 중요한 의식입니다. 이 미사를 통해 우리는 교회의 전례가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는지를 배울 수 있으면서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은총과 계획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성삼일의 시작인 성목요일, 그 하루의 시작을 이 미사로 함께하며 신앙의 뿌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것은 모든 신자들에게 권할 만한 영적인 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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