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1일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생애와 신앙, 그리고 교황 재임 중 이루신 역사적 업적들을 정리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남긴 영적 유산과 메시지를 되돌아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바티칸까지: 한 평범한 신부의 여정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젊은 시절 화학기술자로 일하던 그는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하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했고 1969년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이후 신학교 교수, 수도회 관구장,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등을 역임하며 남미 지역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목회자의 삶을 실천했습니다.
2013년 3월 13일,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후 열린 콘클라베에서 그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본받아 가난과 평화의 복음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최초 그리고, 예수회 출신 최초의 교황으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자비와 포용의 교황직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비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 환경 보호, 교회 쇄신이라는 네 가지 핵심 사목 방향을 실천했습니다. 교황궁 대신 게스트하우스를 거처로 삼고 겸손한 삶의 태도를 통해 교회 지도자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2015년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는 환경 위기를 신앙의 문제로 바라보며 창조 질서 보호를 촉구했습니다. 『사랑의 기쁨』을 통해 가정과 혼인을 보다 따뜻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포용했으며 자비의 해를 선포하여 교회가 심판이 아닌 용서와 환대의 공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종교 간 대화를 실천하며 이슬람, 유대교, 불교 지도자들과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고 2019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인간의 형제애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비어 있는 광장 앞에서 단독 기도와 축복을 집전하며 전 세계에 위로와 희망을 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4년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하여 103위 순교자 시성 30주년 기념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그는 “순교자들의 피는 한국 교회의 씨앗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표지입니다”라는 말을 통해 청년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세상에 전하는 증인이 되기를 요청했습니다.
선종과 마지막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5년 2월 폐렴으로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3월 말 바티칸으로 복귀했지만 부활 시기를 맞이한 4월 21일 조용히 선종하셨습니다. 향년 88세였습니다. 그의 장례는 간소하게 거행될 예정이며 유해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치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요 업적 요약
- 『찬미받으소서』 발표로 환경 보호를 신앙의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함
- 『사랑의 기쁨』을 통해 가정 사목의 따뜻한 포용 제시
- 자비의 해 선포를 통해 교회가 먼저 용서하고 품는 공동체임을 강조
- 코로나19 시기의 상징적 기도와 위로의 메시지
- 종교 간 형제애 선언을 통해 세계 평화와 연대를 추구
- 여성과 평신도의 역할 확대, 성직주의 타파, 교회 개혁 추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대표 어록
- “자비는 약함이 아니라 강함입니다.” (2015 자비의 해 선포)
- “하느님은 지치도록 용서하십니다. 우리는 용서를 청하지 않을 뿐입니다.” (2016 사순 강론)
- “교회는 병자들을 위한 야전 병원이 되어야 합니다.” (『복음의 기쁨』)
-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것은 선택이 아닌 복음의 요청입니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
- “세상은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야 합니다.” (『형제애에 대하여』)
- “진정한 권위는 섬김에서 나옵니다.” (2014 성탄 연설)
- “자연은 우리의 누이이자 어머니입니다.” (『찬미받으소서』)
-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기쁨입니다.” (『복음의 기쁨』)
결론: 시대를 이끈 목자, 우리 마음에 남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자비와 평화, 그리고 복음의 기쁨을 세상에 증거한 목자였습니다. 그의 메시지와 실천은 단순히 신자들뿐만 아니라 온 인류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남긴 가르침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드립니다.